한글 깨치기, 아이가 원할 때까지 기다리세요.
한글을 깨우치는 것은 블랙홀을 지나 상상이 불가능한 신세계로 진입하는 것과 같은 일이어서 한글 깨우치기는 아주 중요하다.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한글을 어떤 방식으로 깨우쳤는지다.
세 딸아이와 그 딸들이 낳은 아이들의 한글 가르치기를 직접 하면서 아이마다 배우는 시기와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. 큰 딸아이는 만 5세가 되어 "엄마, 정지인 이름 어떻게 써" 하며 이름쓰기로 시작했다. 둘째는 "엄마, 이리 와 봐요. 이게 뭐예요" 하며 TV 광고 중 '호호 호빵 ㅇㅇ호빵'의 빵 모양으로 만든 '호'자가 궁금한 것으로 한글에 흥미를 갖기 시작해 TV광고문을 읽는 것으로 한글을 깨우쳤다. 큰손녀는 만 5세가 되도록 한글에 관심을 갖지 않더니 유치원 친구가 그림을 그리고 그 밑에 글자를 쓰는 것이 신기해 글자를 알고 싶어 하였다.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는 각종 공룡과 자동차 이름을 알고 싶어 글자를 물어 보기 시작했다.
나는 아이들이 글자를 물어 오면 아이를 내 앞쪽에 앉히고 천천히 그 글자를 프린트 글씨로 썼다. 내가 쓰는 글자의 순서를 아이가 볼 수 있도록 유의하였고 야단을 치거나 "알았어? 몰라?" "왜 쉬운 것도 몰라?" 하는 등의 잔소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. 같은 글자를 백 번 물어 와도 잔소리하지 않고 써주었으며 아이를 존중했다.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가 "할머니, 이거 뭐야"라며 헬리콥터 그림을 가리키기에 "헬.리.콥.터"라고 이야기해 주고 다시 옆 페이지의 '굴착기'까지 읽어주려니까 "싫어. 안하고 싶어"라고 했다. "그래? 그럼 네가 궁금해서 배우고 싶을 때 다시 와"라며 끝냈다. 한 달이나 지난 후에 손자는 단호한 목소리로 "할머니, 글자 배우자"하며 다가왔다.
우리 아이들처럼 뜸을 오래 들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글자모양이 계속 머리를 뱅글뱅글 돌아 잠이 안 올 정도여서 한글을 빨리 깨우치는 아이도 있다.
"××는 한글을 빨리 깨우쳤는데 너희들은 왜 이 모양이니"라며 다그친다면 우리 아이들이 한글은 어떻게 깨우치기는 하겠지만 배움에 대한 공포가 생길 것이므로 기다려 주고, 기회를 주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. 단 언제 좋은 기회가 올 것인지에 대해 항상 관찰하고 또 글을 읽어야 할 필요성이 생기도록 일을 꾸미기도 하다가 기회가 올 때 절대 놓치지 않고 도움을 준다. '싹이 올라오는 그 순간'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. 자기 혼자 깨우쳤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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